분류 전체보기14 쓸모없는 것의 쓸모 - 장자가 본 자유 기원전 4세기 중국. 한 남자가 나무 아래 누워 있습니다. 장자(莊子)입니다. 제자가 묻습니다. "선생님, 저 큰 나무를 보십시오. 저렇게 크고 울퉁불퉁해서 목수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쓸모가 없습니다."장자가 웃으며 답합니다. "그래서 저 나무는 살아남았지. 쓸모 있었다면 진작 베어졌을 거야."이상한 대답입니다. 쓸모없는 게 왜 좋은 일일까요? 장자의 철학은 바로 이 뒤집힌 시각에서 시작됩니다.장자는 누구인가장자는 기원전 369년쯤 태어났습니다. 공자보다 200년쯤 뒤, 맹자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하지만 유학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장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한때 칠원(漆園)이라는 곳의 하급 관리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가난하게 살았고, 권력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2026. 1. 26. 부처가 본 고통과 자유 - 불교 철학 입문 기원전 6세기, 인도 북부. 한 왕자가 궁전을 떠납니다. 29살의 싯다르타. 그에게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고, 갓 태어난 아들이 있었고, 왕위를 물려받을 미래가 있었습니다.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습니다. 왜일까요? 그는 네 가지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늙은 사람, 병든 사람, 죽은 사람, 그리고 수행자.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부유하고 권력이 있어도, 늙음과 병과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싯다르타는 묻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가? 이 질문을 안고 그는 숲으로 들어갔습니다.보리수 아래의 깨달음6년간 싯다르타는 온갖 수행을 했습니다. 극단적인 금욕도 해봤습니다. 거의 굶어 죽을 지경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답은 없었습니다.어느 날 그는 보리수 아래 앉습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깨.. 2026. 1. 25. 불확실한 미래로 나를 던지는 용기 - 하이데거와 기투의 철학 3년째 퇴사를 고민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만 더 준비하고 할게." 돈을 더 모으고, 공부를 더 하고, 계획을 더 세우고. 그렇게 3년이 흘렀습니다.다른 친구는 책을 쓰고 싶어 합니다. 10년 넘게 쓰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직 한 줄도 쓰지 못했습니다. "완벽하게 구상이 끝나면 시작할 거야." 구상은 언제 끝날까요? 아마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겁니다.우리는 왜 이렇게 시작을 미룰까요?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기투(企投, Entwurf)'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기투란 무엇인가기투(企投). 한자를 보면 의미가 명확합니다. 企는 '꾀하다, 도모하다', 投는 '던지다'. 즉 자신을 미래로 던진.. 2026. 1. 20. 의미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 - 카뮈와 부조리의 철학 1942년, 알베르 카뮈는 『이방인』을 출간합니다. 소설의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다음 날 여자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갑니다. 그리고 우연히 사람을 죽입니다. 재판정에서 판사는 묻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뫼르소는 대답합니다. "태양 때문이었습니다."이상한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후회하지도, 변명하지도,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일이 일어났을 뿐입니다.이 소설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카뮈는 이 소설로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했습니다. 바로 '부조리(l'absurde)'에 대해서.카뮈는 누구였나알베르 카뮈는 1913년 알제리에서 태어났습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죠. 아버지는 1차 세계대.. 2026. 1. 19. 욕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들뢰즈와 욕망 기계 명품 가방을 보는 순간 갖고 싶어집니다. 그 가방이 없어도 지금까지 잘 살았는데, 보는 순간 필요해집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제주도 카페 사진을 보면 당장 떠나고 싶어집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행 계획이 없었는데 말이죠.이상한 일입니다. 욕망은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 같지만, 가만 보면 밖에서 들어온 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정말 저것을 원하는 걸까요, 아니면 원하도록 만들어진 걸까요?철학자 질 들뢰즈는 이 질문에 대해 평생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내놓은 개념이 '욕망 기계'입니다.욕망은 부족이 아니라 생산이다보통 우리는 욕망을 이렇게 이해합니다. 무언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 배가 고프니까 음식을 원하고, 외로우니까 사랑을 원하고, 가난하니까 돈을 원한다고.들뢰즈는 이 생각을 뒤집었습니다. 욕망은 .. 2026. 1. 15. AI 시대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 - 기계가 답할 수 없는 질문들 ChatGPT에게 "행복해지는 방법"을 물으면 그럴듯한 답이 나옵니다. 운동하고, 충분히 자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라는 식이죠.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답을 읽고 나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듭니다. 맞는 말 같은데, 와닿지 않습니다.왜 그럴까요? AI가 답을 주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허기집니다. 이 간극이 바로 AI 시대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AI는 모든 것을 알지만 아무것도 모른다AI는 인터넷에 있는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들이 쓴 글, 심리학 연구 결과, 수백만 명의 경험담까지. 그래서 AI는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수십 가지 관점을 정리해서 보여줄 수 있습니다.하지만 AI는 정작 자기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진 적이 없습니다. 밤새 뒤척이며 고민해본 적도 없고, 답.. 2026. 1. 13.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