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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7

죽음에 대한 사유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했을 때일 수도 있고, 조용한 밤 혼자 생각에 잠겼을 때 문득 스쳐 지나가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 삶의 어딘가에서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주제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그 의미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삶의 목표와 계획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정작 삶의 끝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 속 많은 철학자들은 오히려 죽음을 이해하는 것이 삶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이야기해 왔습니다.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 2026. 2. 5.
자유로부터의 도피 -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가 뉴스를 보면 이해가 안 됩니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전 재산을 바치고 가족과 연락을 끊습니다.주변에서 말립니다. 가족이, 친구가 정신 차리라고 하지만 오히려 화를 냅니다."당신들은 몰라. 이건 진리야."왜 그럴까요? 바보라서? 무식해서? 아닙니다. 종종 고학력자, 전문직 종사자들이 사이비에 빠집니다. 지능의 문제가 아닙니다.자유는 무겁다1941년,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라는 책을 썼습니다. 나치가 집권한 독일을 보면서 프롬은 질문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고 독재자를 따르는가?프롬의 답은 이랬습니다. 자유는 무겁다고. 자유로워지면 선택해야 합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책임져야만 하는 것입니다.중세 시대를 생각해보세요. 농노는 자유롭지 않.. 2026. 2. 2.
니힐리즘, 파괴가 아닌 질문 - 니체와 가치의 재발견 "나는 니힐리스트야."이 말을 들으면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저 사람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구나. 허무주의자구나. 삶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구나.틀렸습니다. 정확히는, 반만 맞습니다.니힐리즘은 단순한 허무주의가 아닙니다. 오히려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든 것을 멈추고 다시 보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그 멈춤에서, 진짜 질문이 시작됩니다.니힐리즘은 어떻게 시작됐나니힐리즘(Nihilism)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nihil(무)'에서 왔습니다.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이 용어를 처음 유명하게 만든 건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입니다. 1862년 소설 『아버지와 아들』에 니힐리스트가 등장합니다. 주인공 바자로프는 기존의 모든 권위를 거부합니다. 신, 전통, 관습, 예술. 증명되지 않은 것은 믿지 않습니다.어른들.. 2026. 1. 27.
쓸모없는 것의 쓸모 - 장자가 본 자유 기원전 4세기 중국. 한 남자가 나무 아래 누워 있습니다. 장자(莊子)입니다. 제자가 묻습니다. "선생님, 저 큰 나무를 보십시오. 저렇게 크고 울퉁불퉁해서 목수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쓸모가 없습니다."장자가 웃으며 답합니다. "그래서 저 나무는 살아남았지. 쓸모 있었다면 진작 베어졌을 거야."이상한 대답입니다. 쓸모없는 게 왜 좋은 일일까요? 장자의 철학은 바로 이 뒤집힌 시각에서 시작됩니다.장자는 누구인가장자는 기원전 369년쯤 태어났습니다. 공자보다 200년쯤 뒤, 맹자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하지만 유학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장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한때 칠원(漆園)이라는 곳의 하급 관리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가난하게 살았고, 권력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2026. 1. 26.
불확실한 미래로 나를 던지는 용기 - 하이데거와 기투의 철학 3년째 퇴사를 고민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만 더 준비하고 할게." 돈을 더 모으고, 공부를 더 하고, 계획을 더 세우고. 그렇게 3년이 흘렀습니다.다른 친구는 책을 쓰고 싶어 합니다. 10년 넘게 쓰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직 한 줄도 쓰지 못했습니다. "완벽하게 구상이 끝나면 시작할 거야." 구상은 언제 끝날까요? 아마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겁니다.우리는 왜 이렇게 시작을 미룰까요?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기투(企投, Entwurf)'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기투란 무엇인가기투(企投). 한자를 보면 의미가 명확합니다. 企는 '꾀하다, 도모하다', 投는 '던지다'. 즉 자신을 미래로 던진.. 2026. 1. 20.
의미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 - 카뮈와 부조리의 철학 1942년, 알베르 카뮈는 『이방인』을 출간합니다. 소설의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다음 날 여자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갑니다. 그리고 우연히 사람을 죽입니다. 재판정에서 판사는 묻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뫼르소는 대답합니다. "태양 때문이었습니다."이상한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후회하지도, 변명하지도,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일이 일어났을 뿐입니다.이 소설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카뮈는 이 소설로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했습니다. 바로 '부조리(l'absurde)'에 대해서.카뮈는 누구였나알베르 카뮈는 1913년 알제리에서 태어났습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죠. 아버지는 1차 세계대.. 202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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